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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주기와 체중 변화, 그리고 헷갈리는 이유

by 날아라땡아 2026. 1. 2.

피임약 사진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도 어떤 날은 유독 몸이 무겁고, 이유 없이 살이 찐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몸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지고, 분명 예전보다 덜 먹고, 어제와 똑같이 먹고 움직였는데, 거울 속 모습은 낯설고 체중계 숫자는 꿈쩍하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날은 같은 옷을 입었을 뿐인데도 몸이 더 커진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경험은 많은 여성들에게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날이 반복되면 우리는 쉽게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관리가 느슨해진 건 아닐까, 다시 살이 찌기 시작한 건 아닐까. 하지만 이 변화가 매달 비슷한 시기에 반복된다면, 그 이유는 의지도 식단도 아닐 수 있다.

 

몸이 먼저 변하고, 생각은 항상 나중에 따라오는 시기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몸이 나보다 한 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보다, 몸이 이미 무엇을 결정해 놓은 것처럼 반응하는 날들이 반복된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평소와 다른 감각이 느껴진다. 몸이 무겁다기보다는, 내 안의 다른 누군가가 반항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불속에서 나오기까지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세수를 하며 거울을 볼 때도 턱선이 흐릿해 보여 거울을 한번 더 들여다보게 된다. 아직 체중계에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이미 결과가 예상되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이 시기의 특징은 모든 것이 애매하다는 점이다. 폭식을 한 것도 아니고, 야식을 연달아 먹은 것도 아니며, 갑자기 운동을 끊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전보다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도 몸은 예전처럼 반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은 자연스럽게 나를 향한다. 내가 느슨해진 건 아닐까, 집중력이 떨어진 건 아닐까, 예전만큼 절실하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몸의 변화를 전부 내 태도의 문제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가만히 시간을 되돌려 보면, 이 변화는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몸은 이미 며칠 전부터, 어쩌면 몇 주 전부터 다른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다. 생리 주기가 다가오면 몸은 조용히 방향을 바꾼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수분을 붙잡고, 에너지를 저장하며,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는 쪽으로 조정한다. 하지만 이 변화는 체중계 숫자로 바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더욱더 혼란스럽다. 숫자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몸의 체감만 변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리 긴 기간은 아니지만 이 기간의 다이어트는 유독 감정적이다. 게다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변화 앞에서 사람은 불안을 느끼고, 그 불안은 스스로를 향한 의심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 의심의 대부분은 실제 행동이 아니라, 몸의 리듬 변화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 몸은 이미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는데, 생각은 여전히 이전 기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생리 기간과 직후, 숫자보다 먼저 바뀌는 감각들

생리 전후의 몸은 숫자보다 감각으로 먼저 말을 건다. 손이 붓는 느낌, 복부가 단단해지는 감각, 허벅지가 묘하게 팽팽해지는 기분, 이유 없이 자세가 불편해지는 순간들. 하지만 우리는 이 신호들은 명확하지 않아서 쉽게 무시하게 된다. 우리는 늘 체중계 숫자를 기준으로 몸을 평가해 왔기 때문에, 감각은 참고 사항 정도로만 취급해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몸의 변화는 언제나 감각에서 먼저 시작된다. 생리 시작 전에는 옷태가 먼저 달라진다. 같은 바지인데 허리가 더 조이는 느낌이 들고, 같은 상의인데 괜히 옷이 작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거울 속 모습이 갑자기 낯설어지고, 이유 없이 자신감이 떨어지고 짜증이 난다. 이런 모든 변화는 지방이 늘어서라기보다는 몸이 일시적으로 저장과 보호 모드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시기의 변화를 기다려주지 않고 즉각적인 평가를 하며 우울해한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이 시기에 특별히 잘못한 것은 없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식욕 역시 이 시기에는 달라진다. 배가 고프다기보다는, 특정한 맛이나 음식이 강하게 떠오른다. 포만보다 만족을 원하는 상태에 가깝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느끼지만, 사실 이는 이상한 몸의 반응이 아니라 몸이 리듬 변화 속에서 안정감을 찾으려는 매우 정상적인 과정이다. 이런 상황에서의 문제는 오히려 이 욕구를 무조건 억누르거나, 반대로 전부 허용해 버리는 극단적인 대처일 것이다. 생리가 시작되면 몸은 또 다른 방향으로 이동한다. 며칠간 계속되던 부은 느낌과 팽팽함이 서서히 풀리고, 숨이 조금 더 깊게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어떤 날은 체중계 숫자가 눈에 띄게 내려가기도 한다. 이때 우리는 "이제 다시 잘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안도한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안도감 역시 체중계 속의 숫자에 기대고 있을 뿐, 몸의 회복 과정을 온전히 이해한 결과는 아니다. 실제로 이 시기에 가장 먼저 회복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움직임이다. 걷는 속도가 달라지고, 계단을 오를 때의 부담이 줄어들며, 일상적인 동작들이 덜 버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숫자가 내려가지 않으면 실패한 기분을 느끼고, 숫자가 내려가면 필요 이상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감각은 항상 곁에 있었지만, 우리는 그 몸의 언어를 너무 오래 무시해 왔다. 체중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갑자기 지방이 빠진 것도 아니고, 반대로 숫자가 그대로라고 해서 다이어트가 멈춘 것도 아니다. 

 

생리 주기를 내 몸의 리듬으로 받아들이는 법

생리 주기를 고려하지 않은 다이어트에서 가장 큰 문제는 기준이 고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매일 같은 몸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가정한다. 어제와 오늘, 지난주와 이번 주를 동일한 조건으로 비교한다. 하지만 실제로 몸은 매달, 매주, 심지어 며칠 단위로도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 이 차이를 무시한 채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결과는 늘 반복해서 좌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생리 전의 체중 증가는 다이어트가 망가졌다는 신호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변화를 실패로 해석한다. 그리고 이 해석은 다음 행동에 영향을 준다. 필요 이상으로 식단을 줄이거나, 갑자기 강도를 높이거나, 반대로 “어차피 안 된다”라는 생각으로 포기해 버린다. 이 모든 반응은 몸의 리듬을 읽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생리 직후 역시 마찬가지다. 몸이 가벼워졌다는 감각보다, 체중계 숫자가 내려갔는지 여부에 더 집중한다. 쉽게 말해 숫자가 기대만큼 변하지 않으면 실망하고, 기대 이상으로 변하면 무리한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이 시기는 성과를 증명하는 구간이 아니라, 균형을 회복하는 구간에 가깝다. 이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이어트는 매달 같은 피로를 반복하게 된다. 내 몸의 변화를 리듬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 단지 해석을 바꾸는 것이다. 생리 전의 변화는 후퇴가 아니라 조정이고, 생리 후의 변화는 보상이 아니라 회복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왜 늘었지?"라고 묻기보다 "지금 몸이 어떤 상태지?"라고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긴장과 불안은 크게 줄어든다. 더 이상 몸과 싸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타난다. 이전에는 몸이 무거워지는 시기에 스스로를 몰아붙였다면, 이제는 “지금은 이런 리듬이구나” 하고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 여유는 체중 변화보다 훨씬 큰 차이를 만든다. 다이어트가 감정 소모가 아닌 관찰의 과정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결국 생리 주기와 체중 변화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다. 몸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며,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이것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중이라는 것이라고 인정할 때, 다이어트는 매달 무너지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몸과 점점 더 가까워지는 장기적인 과정이 될 수 있다.